천사의 날개를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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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독자인 우리집안에 첫째가 태어났는데 딸이었습니다. 당시는 기대했던 아들이 아니라서 다소 서운한 마음이었지만 건강하게 태어난 우리 아이니까 귀엽고 사랑스러웠습니다. 별 탈없이 아이가 자라는 동안 드디어 둘째 사내아이를 얻었습니다. 이젠 더이상 욕심없이 두아이를 아무 탈없이 잘 키우기로 우리 부부는 마음 먹었습니다.
그런데 큰아이가 자라면서 이상하게 다른 아이들에 비해 말이 너무 늦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혹자는 10살이 지나면은 괜찮다고 하기도 하고....
그러나 열살이 지나고 초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도 나아지지를 않았습니다.
병원도 여러군데 수십차례 다녀봤으나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대학병원에서 정신지체 장애판정을 받았습니다.
장애 판정을 받은날 세상에서 뭔가 하나를 잃어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해맑게 웃고만 있는 아이 얼굴을 죄책감에 재대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의 운명을 대신 짊어지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마음을 고쳐먹고 우리부부는 다시 머리를 맞댔습니다.
우리부부가 상의한 끝에 교복입은 예쁜 여고생 모습만이라도 아이게게 남겨주고자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고등학교에 입학을 시키고 바로 학교옆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입학한 순간부터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의 표정을 하루하루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면서 가슴을 졸이며그렇게 학교를 무사히 졸업을 시켰습니다.
"이제 큰 짐을 하나 덜었구나"하는 마음과 부모로서 아이에게 최소한의 할일을 했다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아이의 인생에 있어서 그때 까지는 단지 시작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앞으로가 더 막막 했습니다.
졸업 후 2년여를 다른 방법도 없이 방치하다시피 아이혼자 집에 있게 하였는데 점점 부모마음은 아이를 볼때마다 새까맣게 타들어 갔습니다.
사회 생활은 둘째치고, 그도 그럴 것이 그러한 사유로 학교를 다녔는데 친구가 있을리 만무할 것이고, 친구하나 없이 온 종일 방안에서 나머지 가족이 돌아올때까지 하루하루를 가족속에서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먹먹 했습니다. 우리가 늙어 죽을때 같이 대리고 가야 한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러다 우연찮게 금곡에 있는 비인가 장애인보호시설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 약 2년여를 대리고 다니면서 어느정도 아이 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한편으로는 아이를 위해 좀더 체계적인 교육과 생활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남양주시 장애인복지관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기다림과 노력 끝에 어렵게 복지관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아이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의사표현도 재대로 못하던 아이가 가끔 깜짝 놀랄만큼 말을 하는 것입니다. 너무나 기뻤습니다. 이제는 가족과 어느 정도 마음에 있는 대화도 가능합니다. 지금은 2년차이지만 친구도 있고, 전화도 통화하고, 자기들끼리 수다도 떤답니다. 마음속으로 만세를 불렀습니다.
운명이려니 하고 아무런 방법 없이 손을 놓고 있던 가족에게 사회가, 아니, 복지관이 우리아이를 안아주었습니다.
너무나 고맙고 감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은 아이도 복지관 휴가를 싫어합니다. 이유는 그 기간에 복지관에 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우리아이 모습은 2년전의 모습이 아닙니다. 2년전의 아이 모습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러한 시설과 시책을 운영하는 남양주시와 복지관 관계자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뭐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우리아이는 천사의 날개를 달려고 복지관에 갔습니다.
그 날개를 달고 친구들과 매일 하늘을 여행하고 오나 봅니다.
집에 돌아와 가끔은 하늘의 예기도 들려줍니다.
2014. 1.14 최현지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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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만복님의 댓글
임만복 작성일<P>최현지 엄마의글 천사의 날개를 달다.의 (시)를 읽은후에 나는, 뇌출혈두번의 내몸 불편함으로 복지관에서는 천사들의 애환이 그들 가족인 부모마음은 해아리지 못하는 아둔한 사람이였어... 이재부터라도 복지관에 가는날은 천사들을 애정을 담아 다정한 관심을 보여줘야겠다...</P>